본문 바로가기

크리스쳔뷰/시사

4.15 총선 후의 한국 기독교는?

21대 총선은 집권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집권 3년차는 정권 심판론이 우세했다는 것이 과거의 전례이고, 또 투표율이 높으면 무조건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과는 여당의 승리였다. 문제는 향후 정국의 흐름이다. 이와 관련하여 집권당 원내대표가 총선 전에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에 주목해 보자.

 

이번 총선이 시장·종교·언론 등 분야의 기존 패권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서는 헤게모니(패권)의 새로운 균형을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종교, 시장, 언론 등 분야에서 법으로 설명되지 않는 헤게모니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촛불 혁명은 단순히 정권 교체만이 아니라 언론과 검찰, 재벌 등의 개혁을 제기했던 것이며 이번 총선을 통해 반영될 것이다. 이른바 ‘OOO’이라는 특정 언론사 중심의 헤게모니, 종교도 마찬가지다. 전광훈 목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목사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기서, 그가 종교를 사회 기득권 헤게모니(패권) 세력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총선을 통해서 종교도 개혁 대상이 될 것이라는 신호탄을 쏜 것이다. 그런데, 그가 굳이 전광훈 목사라는 이름을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그가 생각하는 종교 헤게모니는 누가 보아도 기독교 세력을 말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그가 왜 종교 패권(헤게모니)을 개혁 대상으로 말하고 있나 하는 점이다. 기독교가 사회에서 갑질을 하기 때문인가. 결코 아니다. 한국 기독교는 지금까지 복음의 정신으로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왔다. 일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 교권주의적 비리가 없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교회는 교육, 의료, 구제, 봉사로 근대화의 긍정적인 사회 참여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광장의 교회가 외친 것도 오직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였다. 왜냐하면 한국의 기독교가 부흥한 그 이면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라는 토양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바로 이 자유민주주의를 폐하고 인민 민주주의(촛불 세력)로 나아가려고 하는데 기독교가 그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바로 그것 때문에 종교 패권이란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은 결국 기독교 세력을 억눌러 놓아야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제 집권당은 21대 총선 승리로 이 길을 열어가는데 시동을 걸게 될 것이다. 현재 국회에 올라간 공수처법은 정권비호를 위한 게쉬타포 역할을 할 것이고, 검경수사권조정안은 사회주의 공안의 역할을 함으로써 이제 전체주의적 권력의 행사가 가능한 문이 활짝 열린 셈이다. 게다가, 이미 집권당이 대부분의 주류 언론까지 장악한 상태에서 굳이 야당 성향의 몇 몇 남은 언론까지 기어이 재편하겠다는 말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세력에 철저히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여기에 시장의 패권까지 들먹인 것은 이제 재벌을 해체하고 대기업을 국유화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정확히 베네수엘라의 길을 답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여기에서 그칠까?


남북연방제로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자유'를 뺀 국가 체제로의 헌법 개정을 다시 밀어부치려고 하지 않을까. 사실 연방제 통일 안은 가장 위험한 발상이다. 연방제는 미군철수의 가장 강력한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종북세력을 규합하여 집요하게 주장해 오고 있다. 그러나 헌법개정은 국회의석의 3분의 2가 요구되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국회에 계류중인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당장 목사님들이 강단에서 동성애 반대라는 성경 말씀을 선포하면 법 위반으로 기소될 수도 있다. 아마 '크리스마스'라는 말도 정치적으로 틀린 표현이라는 여론이 비등해 질 공산이 크다. 그런 점에서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종교 헤게모니를 재편하겠다는 생각은, 종교는 그저 개인구원의 울타리 안에서만 조용히 숨쉬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제 집권당이 승리한 21대 총선 이후, 한국의 기독교 패권(?)을 제압하겠다는 정권의 플랜에 대하여 하나님은 이 일을 어떻게 다루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