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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역사의 옳은 편'이라는 위험한 착각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 국회 탄핵 소추 대표인 정청래 의원은 "역사가 직진하진 않지만 결코 후퇴하거나 멈추지 않으며, 옆으로 흐르는 듯 보여도 결코 역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역사가 어떤 정해진 방향으로 필연적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썼던 "'역사의 그릇된 편' (the wrong side of history) 에 서지 마십시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마치 역사가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그 흐름에 올라탄 이들은 선(善)이며 거스르는 이들은 악(惡)이라는, 일종의 운명론적 진보사관이다. 이처럼 역사가 어떤 내재된 법칙에 따라 '진보'한다는 믿음, 즉 '역사주의'는 얼핏 매력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역사를 하나의 거대한 .. 더보기
대한민국의 체제 전쟁 최근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비상 계엄 사태와 탄핵 논란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거대한 체제 전쟁의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여야 간의 권력 투쟁이나 선거 부정 의혹으로만 이해하지만, 실상은 훨씬 더 깊고 본질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계속 남을 것인가, 아니면 북중러 공산주의 세력의 영향 아래로 회귀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분수령에 놓인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이나 정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방향성을 두고 벌어지는 역사적 선택의 순간이다. 이 문제를 좁은 시야가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시점이다.트리거 포인트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유 중 핵심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서 .. 더보기
팩트를 무시하는 이유 조선일보와 케이스탯 리서치가 실시한 2023 신년 기획 여론조사에서 보인 통계를 바탕으로 조선일보가 기획한 시리즈 기사에서 뽑은 발제문들은 대체로 이렇다. 이 기사들에서 국민들의 정치적인 입장 차이가 젠더, 세대 갈등보다 더 심하다는 결과를 내보이면서 이런 정치적 이념의 격차가 사회 불안 요소를 넘어 위험 수준이란 경고를 내놓았다. 소위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는 말이다. 아주 단적인 예로 코로나 방역 대책이 이전 문재인 정권이나 현 윤석열 정권에서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문재인 정권 당시 방역 잘한다는 수치가 84%였다가, 윤석열 정권에 와서는 33%로 뚝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팩트보다는 진영논리에 따라 '묻지마' 식의 대답을 보인 셈이다. 도대체 왜? 필자.. 더보기
진보와 보수라는 허구적 프레임 3.9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혹자는 여야 후보가 박빙의 결과를 보인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한다. 도대체 어떻게 조폭과 연루되고, 수천억대의 이익을 챙긴 사업비리의 몸통, 거기에다가 여배우 스캔들에 과거 전과 4범인 자를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 지지할 수 있지? 라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을 표시한다. 그러나 이런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 입장은 사뭇 다르다. 오히려 그들의 주장은 단호하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수구 꼴통의 보수 세력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 정당하냐?"라고. 그래서 자신들은 지금 문재인 정권이 마음에 안 드는 면이 있다 해도 더 이상 보수 세력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은 싫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 민주당 정권은 아무리 미운 짓을 해.. 더보기
이래서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대통령을 뽑을 시즌이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정권교체의 열망은 높지만 지금 여권 대통령 후보로 나온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가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있고, 또 가족을 향한 심한 욕설 파문, 그리고 조폭과의 연루설에다 현재 대장동 투기 의혹까지...... 누가 봐도 대통령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법 한데 도대체 그의 견고한 지지율의 비밀이 무엇일까. 그를 지지하는 여권 내부의 게시판에 떠 도는 그의 지지 이유에 대한 글들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아래 윤서인이 그의 유튜브에서 소개한 이재명 지지 이유에 대한 글을 요약하면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보수 기득권 체제의 강고한 벽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 이유로 든 것이 신자유주의라는 거대 자본.. 더보기
20대는 역사의 경험치가 낮다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20대들이 야당 유세 차량에 오르자 친여 지식인들이 여기저기서 발끈했다. 여당 후보조차 "20대는 역사의 경험치가 낮다"는 비아냥에서부터 친문 진영의 류 모 시인은 20대를 '바보', '돌대가리'라는 표현을 써 가며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어느 좌파 교수는 야당의 유세 차량에 오른 젊은이들이 "본래 극우 쪽에 섰던 분들"이라고 서슴없이 폄하하는 걸 보고는 이들의 천박한 시류관에 놀라게 된다. 마치 조국 사태 때, 태극기 집회 단상에 올랐던 20대 청년을 '수꼴'이라고 조롱했던 YTN기자와 비슷한 시각이다. 이들의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면 그것은 보수꼴통들의 짓이라는 것이다. 설사 그 비판이 성추문, 권력남용,.. 더보기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라고? 검찰개혁이란 화두에서 시작해 보자. 검찰개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검찰이 외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할 수 있는 독립 및 중립성이다. 둘째는 과도한 검찰권을 분산하고 여러 견제 장치를 통해 검찰의 갑질을 줄이고 인권을 존중하는 수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자는 법과 원칙을 고수하는 인물에게 검찰권을 맡기는 인사를 통해서 실현할 수 있고, 후자는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다. 그래서 현 정권은 과거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여 탄핵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이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는데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중립적으로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어도 표면적으.. 더보기
누가 '천민 자본주의'와 '냉전 반공주의'를 말하는가 한국의 좌파 지식인들이 우파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 와 라는 말이다. 천민 자본주의 흔히 천민 자본주의라는 말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가들의 탐욕스런 모습 때문에 붙여진 말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다. 특히 시장 경제 속에서 움직이는 모든 경제적 개인들은 더더욱 탐욕적이다. 자본주의는 이 탐욕이 없이는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있는 빵을 사 먹을 수 있는 것은 제빵사의 이기심 때문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만약 경제적 행위의 동기가 인간의 이기심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위한 것이 되면, 어느 누구도 열심히 땀 흘려 일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 속에는 자신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