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건국 이념 자체가 기독교적 국가로 출발하였다. 물론 그 이전에 3.1운동을 주도한 세력도 기독교인들이었고, 또 독립운동을 이끈 대다수 지도자들도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래서 일제시대 총독부는 식민지배에 항거하는 기독교를 탄압하기 위해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교분리 원칙을 천명하였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시에 기독교적 이념을 다시 부활시켜 제헌의회를 기도로 시작하고, 학교에는 교목을, 병원에는 원목을, 군대에는 군목을 두는 정책 등을 펼쳤다. 기독교 국가를 세우려 했던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통치 이념을 가졌던 것인데, 말하자면 이것이 종교와 국가는 분리하되, 정교분리는 아닌 미국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미국의 경우, 독립전쟁에서 승리하여 건국 헌법에 종교와 국가의 분리 정책을 폈는데, 이는 종교가 국가로부터 부당한 탄압을 받지 않도록 한 조처였지 정교분리는 아니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는 국민들의 종교 선택권을 국가가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고, 또 특정 종교인만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국가가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것을 금했는데, 이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이지, 종교인들에게 정치적 발언을 못하도록 하는 정교분리는 아니다. 말하자면,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지, 종교의 국가 개입을 막아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프랑스의 경우는 혁명 이후에, 일체 종교가 정치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교분리를 천명하였는데, 이는 프랑스가 혁명 과정에서 왕정과 결탁된 종교를 모두 척결하면서, 일체 종교가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랑스가 유럽에서도 사회주의적인 전통이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일제시대 기독교인들이 일본의 통치에 대한 부당함을 고발하고, 독립 정신을 고취하려 했던 기독교적 노력이 부당한 것인가. 마찬가지로 오늘날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위정자들이 그릇된 길로 나아갈 때는 교회가 이에 대해 항거하고 고발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 부당한가.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들은 강단에서 목사들이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마치 정치적 발언을 하면 정교분리 원칙을 깨뜨리는 것인양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좌우의 진영논리에 빠져서 이념적 내전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에 자칫 목사가 강단에서의 정치적 발언이 어느 편을 드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성도들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그럴지는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회는 성경적 진리의 터 위에 서서 분명히 위정자들이 잘못된 길을 갈 때에는 예언자적 질책과 권면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한국이 지금과 같은 정교분리라는 오도된 생각으로 교회들이 정치에 침묵할 때, 오히려 지금 한국은 좌파 진영이나 동성애, 이슬람 등이 주도하는 차별금지법과 같은 입법 활동을 통하여 앞으로 기독교 복음을 더 이상 전파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크리스쳔뷰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들은 반성하지 않는다 1 (0) | 2019.10.05 |
---|---|
친일을 다시 생각한다 (0) | 2019.10.03 |
왜 실패한 사회주의에 대한 열망은 계속될까 1 (2) | 2019.09.22 |
위안부 문제를 다시 생각한다 (0) | 2019.09.18 |
쓸모 있는 바보들 (0) | 2019.09.14 |